갑상선암 칼럼

갑상선암 재발,막연한 두려움은 금물,정기적인 추적 관찰로 관리할 수 있어

암으로 투병을 해 본 환자들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아마도 ‘암의 재발’일 것이다. 갑상선암이 재발했다고 하면 치료를 통해 완전히 사라졌던 암이 다시 새로 생겼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 크기가 너무나 작아 수술 전 검사나 수술 과정에서 발견할 수 없던 미세한 암세포가 잔존해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성장하여 발견되는 것이다. 따라서 수술 후 갑상선암이 재발했다는 것은 이미 수술 당시갑상선을 벗어난 범위까지 암세포가 퍼져 있었음을 의미한다.  

가장 흔한 유형의 갑상선암 재발은 목의 림프절 부위에 암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수술 당시 이미 림프절에 미세하게 자리잡고 있던 암세포가 덩어리로 성장한 뒤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갑상선암의 성장이 비교적 더디기 때문에 림프절에 재발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예후가 좋은 편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치료가 그리 어렵지 않은 데다 생존율도 높다.

하지만 이미 제거한 갑상선 조직이 있던 자리에 다시 암이 재발하거나 다른 조직으로 원격 전이되어 암이 재발한 경우에는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우선 갑상선이 있던 부위에 다시 암이 재발한 경우, 그 범위는 매우 국소적이지만 목에 존재하는 후두, 기관(기도), 성대신경 등을 침범할 가능성이 높아 치료로 생명을 보존한다 하더라도 이들 기관의 주요 기능이 저하, 상실되어 삶의 질이 하락할 수 있다.​

폐나 뼈처럼 갑상선과 멀리 떨어진 조직에 암이 원격전이되는 경우도 예후가 좋지 못하다. 이러한 갑상선암 원격 재발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는 주로 여포암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혈관을 통해 암세포가 멀리 옮겨가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갑상선암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갑상선유두암의 경우, 이러한 원격 전이는 림프절 전이가 많이 진행된 후에 일어난다는 특징이 있다.​

갑상선암 재발을 완벽하게 예방하고 싶다면 처음 갑상선암을 진단하여 수술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미세전이암을 최대한 철저하게 제거하면 된다. 미세전이암은 너무 작아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므로 철저하게 제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확인된 갑상선암 자체의 중증도에 따라 수술 범위를 조절하고, 필요한 경우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추가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수술 후 추적 관찰을 정기적으로 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수술 받기 전에는 걱정을 많이 하지만, 수술 후 2-3년 별탈 없이 지내다 보면 자만해지기 쉽다. 재발의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존재하기 때문에 방심해서는 안 된다. 특히 요즘에는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하여 수술 범위를 가능한 한 축소하고 방사성요오드 치료도 가급적 줄이는 방향으로 갑상선암을 치료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재발의 위험은 예전보다 높다. 귀찮다고 생각하지 말고 수술 후에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진행하여 심각한 갑상선암 재발을 예방해야 한다.​

칼럼기고_ 땡큐서울의원 하정훈 이비인후과 원장.